임상시험센터 소식

의학신문 - 지역임상시험센터 활성화 방안 - 신재국

작성자
pa*****
작성일
2007-01-27 10:47
조회
269
신년특집Ⅰ]지역임상시험센터 활성화 방안

글로벌시대의 임상시험 육성 전략

임상시험, 국가산업기반 확보 핵심사업 부상


- 신재국 교수 <인제의대 약리학교실>



지난 2004년 후반기부터 시작된 보건복지부 지역임상시험센터 과제는 맨 처음 서울대학교병원이 수도권에서,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이 비수도권에서 각각 처음으로 선정된 이후 2006년까지 전국적으로 총 9개의 센터가 선정이 되었다. 현재 수도권에 5개, 비수도권에서 4개가 지역임상시험센터로 과제 지원을 받고 있는데, 이 과제의 목표는 선진국 수준의 임상시험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하드웨어 구축에 있다. 

이미 정부에서는 이와 같은 하드웨어 구축과 동시에 국가 전체적으로 필요한 임상시험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어서 임상시험 기반의 소프트웨어 구축을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애초의 목표가 10년 후에는 일차적으로 선진국 수준의 임상시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것이지만, 이를 떠나서 이 과제는 예상했던 것 보다 휠씬 더 관련 의학계 및 산업체 등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이미 유발하였다는 것은 관련 전문가들의 다수 의견이다.

이 과제의 도출로 해서 국내 대형 의료기관들은 앞 다투어서 임상연구의 핵심 기반이 되는 임상시험 시설을 구축하고 있고, 특히 많은 임상 전문의들이 임상연구 및 임상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관심을 깊이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료산업화 및 R&D 중심의 의료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변화의 한 주축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또한, 대외적으로도 정부와 민간이 일체가 되어 최상의 임상시험 인프라를 구축하는 모습들은 이미 대외적으로 관련 업계 및 학계 등에서는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고, 이러한 관점에서 향후 한국의 임상시험 경쟁력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는 외국의 눈길들이 급증하는 것도 성급하지만 적지 않은 과제의 성과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대치이며 일부 극소수의 기관을 제외한 국내 전반적인 임상시험 기반이 정말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임상시험센터를 보유한 각 개개 기관의 노력 은 물론 체계적인 임상시험 기반 구축을 위한 지원과 관리 및 운영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도 함께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임상시험이 특정 개인 혹은 단체에 의해서 전적으로 수행되는 것만으로 그 경쟁력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국가 차원의 법적 규제 및 제도적 장치, 임상개발 역량에 대한 국가 전체의 인지도, 사회적 관심과 지원 등이 함께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구축되고 있는 지역임상시험센터가 활성화되기 위한 방안을 임상시험센터 및 이를 보유하고 있는 기관 내부의 노력과 국가 및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들을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우선, 지역임상시험센터 및 이를 보유하고 있는 기관에서의 노력은 임상시험 기반이 경쟁력을 갖기 위한 세 가지 요소를 어떻게 얼마나 그리고 빠르게 확보하느냐 하는 것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세 가지 요소란 임상시험의 질(quality), 수행 속도(speed), 및 임상시험 비용(cost)을 말한다. 여기서 한 가지 좀 더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는 것은 기관내 임상시험인프라는 국내임상시험관리기준(KGCP)에 언급되어 있는 바와 같이 임상시험기관이 설치하여야 하는 IRB, 임상시험시설 및 임상시험 인력들을 모두 다 포함하며, 여기서 임상시험센터는 임상시험 시설, 장비, 지원 인력들을 갖추고 원내외에서 요구되는 임상시험을 윤리적, 과학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 제공자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임상시험센터는 해당 기관의 임상시험 인프라의 한 핵심 기구에 해당한다.


따라서 여기서 요구되는 임상시험의 질, 속도, 및 비용이라는 것은 단순히 임상시험센터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임상시험센터와 해당 기관이 함께 갖추어 나가야 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우선, 임상시험기관의 질 확보를 위해서는 수준급의 임상시험시설, 임상시험연구자 및 임상시험 보조자들과 같은 인적 자원, 그리고 이들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 quality control/quality assurance와 같은 질 관리 시스템, 그리고 이에 우선하여 질 높은 IRB 기반 등이 요구된다. 임상시험시설의 확보는 이미 복지부 지역임상시험센터를 통해 지원이 되는 임상시험 공간, 시설, 관련 장비 등의 확보를 들 수 있다. 실제, 국내 임상시험센터 들의 경우, 비교적 임상시험시설은 빠르게 국제적 수준에서 뒤떨어지지 않도록 빠르게 구축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임상시험 수행을 위한 병실, 외래 그리고 임상시험 자료 및 데이터 관리를 위한 전산시설, 피험자와 임상시험 의뢰자의 편의시설, 자료 보관 시설 등과 함께 임상평가를 위한 각종 특수 기능평가 시설과 장비, 그리고 약물농도 분석 등을 위한 코어랩 등의 설치가 일반적으로 요구된다. 하지만, 이러한 시설과 장비는 해당 센터의 목적과 특성화 방안 등에 따라 그 구체적인 설치 내용이 달라지는 것으로, 여기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자 한다.


임상시험센터 및 기관의 임상시험 경쟁력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의 하나로 임상시험 인력의 질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연구책임자의 경우 임상시험 경력, 임상연구 업적, 그 분야의 전문성과 명성, 그리고 연구자간 네트워크 구축 및 연구자들의 임상시험 수행 의지 및 열정 등이 요구된다. 그리고, 연구책임자의 감독 하에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임상시험담당자, 그리고 실무를 담당하는 연구코디네이터임상시험 관리약사, 데이터 관리자, 연구기사, 그리고 행정지원자 들의 임상시험 경험 및 이들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임상시험의 주요한 기반이 되며, 이들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교육프로그램이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이에 추가하여 임상시험의 질 관리 전담자의 확보 및 임상시험수행의 모든 표준화된 절차(SOP)의 확보 및 이의 철저한 준수 등이 임상시험센터 및 해당 기관의 경쟁력을 결정하게 된다. 임상시험센터 시설과는 별도로 기관내 IRB의 구성과 이의 신속하고 질 높은 임상시험심사는 무엇보다 중요한 임상시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임상시험의 질과 함께 주요한 요소로 제시되는 임상시험수행의 속도는 기본적으로 임상시험 피험자의 신속한 확보를 위한 충분한 환자 풀, 특정 질환별 피험자 확보를 위한 데이터베이스, 혹은 연구자 네트워크 등과 같은 기반 구축 이외에도 해당 연구책임자와 연구 참여자들의 임상시험 수행에 대한 열정과 시간 투자, 경험, 전문성 등에 의해서 결정이 된다. 물론, 임상시험 수행 서비스 기구로서 임상시험센터의 기반뿐만 아니라, 또한 임상시험의 속도를 결정하는 요인으로는 임상시험계획서 등의 투명하고 신속한 심사를 위한 장치와 이의 효율적인 운영 등이 주요한 요소임에 틀림이 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임상시험 비용의 경우 임상시험에 소요되는 직접적인 비용 및 인건비, 중앙화경비, 센터 이용료 등에 있어서 적절한 비용 산정이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특히 고려되어야 할 것은 임상시험의 직접적 비용 이외에 임상시험연구자의 인건비 등으로 너무 과도한 비용이 책정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연구비 산정의 절차 및 투명성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임상시험 예산이 사전에 정해진 SOP에 의해 임상시험의 내용과 범위에 따라 산출되도록 한다면, 임상시험 의뢰자 및 임상시험기관 모두 다 바람직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현재 국내에서 임상시험센터 설립이 다수 의료기관에서 급증하고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개별 임상시험센터 혹은 기관은 임상시험 각 영역별로 그 특성화를 한다면 향후 개개 임상시험센터 및 기관이 경쟁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제1상 임상시험, 소화기계, 순환기계, 중추신경계 등으로 의약품, 의료기기 등 분야별로 전문화, 특성화는 향후 국가전체 임상시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효율적인 임상시험 수행을 위한 미래 지향적 임상시험 기술의 지속적인 개발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예를 들면, 임상시험 모델링/시뮬레이션, 약물유전체 기반 기술, 특정 질환의 biomarker, surrogate marker 등의 개발 기술에 대한 기관별 전문성 확보는 해당 질병/약물군 임상시험에서 상대적 경쟁력 우위 확보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기반 구축과 함께 구축된 임상시험 기술, 경험, 시설과 장비 등 제반 경쟁력을 국내외에 적극적으로 잘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상의 내용 중 상당히 많은 부분들이 임상시험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으로서 임상시험을 이야기하였지만, 여기서 한 가지 추가로 기억해야 할 부분은 현재 국내에 구축되어 있는 임상시험센터는 의학연구를 수행하는 의료기관내에 그 기반을 두고 있고, 따라서 이들 센터의 향후 경쟁력 확보에 있어서 연구자 중심의 임상시험 수행을 지원하는 기반을 얼마나 잘 갖추고 있느냐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단순히 해당 기관의 연구자들 지원하는 차원 뿐만이 아니라 학술적 임상연구 수행을 통해 특성화된 임상시험 기술과 경험을 축적하는 주요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관별로 그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임상시험센터는 기본적으로 해당 기관의 임상연구를 선도하고 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피할 수 없으며, 이러한 기반은 궁극적으로 임상시험센터가 의료기관 중심의 의료클러스터 구축 등의 핵심 기반으로 자리매김 하는 단초가 되며, 이는 다시 해당 임상시험기관의 임상시험 경쟁력으로 연결될 것이다.


이상에서, 임상시험센터 및 기관의 경쟁력 확보 방안을 소개하였지만, 국가 전체로 임상시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이들 기관 내적인 노력과 함께 기관 외적인 접근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우선은 임상시험센터 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임상시험 기술 공유 및 수준의 동반 향상을 위한 노력을 들 수 있다. 각 기관별로 임상시험센터가 설치되어 있지만, 각 기관의 비전과 목표에 따라 설치되는 임상시험센터의 역할과 범위, 그리고 경험과 기술의 차이가 다양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센터 간 다양성은 기본적으로 존중되어야 하겠지만, 산업화로서 국가 전체 임상시험 기반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적어도 임상시험 서비스 제공을 위한 부분은 센터간에 다기관 임상시험을 동시에 수행하기 위한 표준화된 공통의 운영체계가 구축이 되어야 하며, 또한 임상시험 기반의 수준 또한 상당 부분 근접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국내 임상시험 기반에 대한 국외 인지도 향상을 위해서는 단위 센터 보다 협의체를 통한 노력이 휠씬 더 효율적인 것은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미, 국내에는 보건복지부 선정 지역임상시험센터 간에 협의회를 구성하여 서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그 역할이 기능적으로 상호 시너지를 충분히 얻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추가하여 임상시험센터의 국제협력 네트워크 구축도 중요할 것이다. 인근 지역 국가 간, 혹은 선진국 임상시험 기관 과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임상시험기반의 국제화 노력은 선진 임상시험기관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동시에 국제적 인지도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보건복지부 지역임상시험센터는 말 그대로 지역 거점 임상시험센터로서 지역사회의 임상시험 기반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함께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지역사회 내 의료기관과 협력하여 임상시험 시설과 필요한 소프트웨어의 공유, 임상시험 관련 SOP 표준화, 그리고 지역내 임상시험 기관간에 다기관 임상시험 수행 등을 위한 노력이 거점 센터뿐만 아니라 지역내 임상기관 들이 함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상호간 경쟁력 확보에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이러한 노력은 단순히 임상시험 기관들 간의 협력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지역에서 추진하는 각종 바이오, 의료 관련 소재들의 제품화를 위한 임상개발 기반의 지역사회 구축을 통한 지역사회 관련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산학관 협력의 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나아가서, 임상시험 관련 국내 기관과의 연계도 임상시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 서로의 관심과 전문성을 공유하고, 상호간의 자문을 통해 상호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임상시험 기반을 구축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최근 지역임상시험센터들이 선정되면서 관련 제약 기업과 센터 대표들이 함께 하는 자리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신약개발의 임상개발 단계는 물론 전체 신약개발의 파이프라인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상호간의 관심과 이해를 증진하는 계기가 되고 있으며, 서로간의 요구 사항을 전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상의 임상시험서비스 제공 기관과 의뢰자 이외에 가장 주요한 국가 임상시험 인프라 중의 한 요소는 관련 규제 기관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 수년간 국내 식약청이 다국가임상시험 및 신약개발 임상시험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지만, 좀 더 국제적 임상시험 규제 기준과 흐름에 따른 임상시험 관련 각종 규정과 제도 개발 노력, 필요한 전문 인력의 확보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사회적 요구 증대와 식약청 내부의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 분야의 국제적 선도자로서 자리매김 하기 위한 노력이 배가되어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되었지만 이러한 하드웨어 구축과 국내외적인 교류 협력 등 시스템의 구축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험과 질이 높은 임상시험의 다양한 전문가를 서둘러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사료된다. 현재, 국내에는 아직 수요 대비 필요한 임상시험 전문가 풀이 부족한 상태이지만, 향후 수요를 고려한 효율적이고 탄력적이고 전문 인력 수급을 위한 국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며, 이들 전문가들의 경험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장으로서 임상시험센터가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상으로 언급한 바와 같이 임상시험센터의 경쟁력 강화는 국가 전체 임상시험 경쟁력 강화와 그 맥을 같이 하며, 그 기반 구축의 다양성과 복잡성, 그리고 밀접한 상호 연계성을 고려할 때 국가 임상시험 기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과 운영을 위한 통합적인 기구설치의 필요성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임상시험 기반이 단순히 단기간의 한시적인 연구기반 구축이 아니라, 바이오·의료 산업과 같은 산업적 측면과 인류의 건강과 복지를 위한 국내 연구 개발을 위한 핵심 기반이기 때문으로, 국가차원의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